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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일상

유방암 치료 중 (탈모, 쉐이빙)

by 봄봄_Blue 2024.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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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치료 1 (항암 1차/AC 1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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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치료 중 (탈모, 쉐이빙)

 

 

탈모

항암 부작용에서 피해 갈 수 없는 탈모.

표적항암제는 탈모가 없는데 세포독성 항암제는 무조건 탈모이다.

다들 14일의 기적이라면서 항암 후 14일부터 빠진다고 하는데 나도 정말 신기하게 귀신같이 14일부터 빠졌다.

10일 넘어서까지 잘 버티길래 이대로 오래 버티나 싶었는데 13일부터 징조가 보이더니 14일부터 빠지기 시작했다.

경험자들의 빅데이터 통계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어느 교수님은 머리가 안 빠지는 것 같다고 했더니 그럼 바로 찾아오라고 논문 써야 된다고 하셨단다.

하지만 나는 쉐이빙을 14일 차에 하지는 않았다.

14일 차에 쉐이빙 예약을 했었는데 14, 15일 차에 약속이 있어서 약속까지는 모발을 유지하고자 버텼다.

모발을 최대한 유지하고자 한다면 머리카락을 건드리지 않는 게 최선이다.

빠지기 시작하는 타이밍이 되면 정말 손만 대면 우수수 떨어지고 살짝 손빗질만 해도 끝도 없이 빠진다.

그래서 버티고자 한다면 일단 묶고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

묶으면 빠져도 묶인 상태로 붙어있기 때문에 티는 많이 안 난다.

온 집안에 헨젤과 그레텔처럼 가는 길마다 머리카락이 날리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도 묶는 것이 좋다.

나는 13일 차부터 징조가 있어서 일단 묶고 밖에 나가는 일이 없으면 머리를 안 감았다.

감아도 거의 빨래하듯이 손으로 잡고 조물조물 샴푸하고 최대한 잡아당기지 않고 물로 오래 헹궜다.

그렇게 약속도 머리를 묶고 나가서 약속까지는 무사히 버텼다.

사실 약속 이후에도 버티려면 더 버틸 수도 있었지만 머리가 긴 편이라 빠지는 걸 감당할 수가 없었다.

빠지는 시기가 되면 정말 손빗질만 해도 한 줌씩 빠지는데 머리가 기니까 더 많아 보였다.

집안에 머리카락 난리인 게 싫어서 어느 정도 속아내려고 이미 빠진 것들만 정리하려고 해도 끝도 없이 계속 나온다.

빠진 게 분명한 것만 잡아당겨도 그 옆 머리카락들이 딸려 나와 결국에는 그냥 이쯤에서 그만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쉐이빙

처음부터 나는 마지막 잎새를 보는 심정으로 빠지는 걸 지켜보느니 그냥 빠지는 기미가 보일 때 밀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약속 이후에 바로 쉐이빙 할 미용실을 알아보았다.

일반 미용실보다 항암 쉐이빙을 많이 해본 곳을 가려고 힐링햇을 찾았는데 예약이 힘들어서 박승철위그스튜디오로 바꿨다.

박승철위그스튜디오는 지점이 많아서 예약 잡기도 더 수월하고 힐링햇처럼 무료 쉐이빙을 해준다.

나는 구매한 가발의 스타일링도 필요했는데 타사 가발 스타일링도 해준다고 해서 박승철위그스튜디오로 예약했다.

다만, 스타일링 비용은 자사 가발보다 비싸게 받는다.

그렇게 항암 후 17일 차에 쉐이빙을 했다.

쉐이빙을 하면서 우는 분도 있다고 하는데 나는 진단 때부터 이미 다 각오하고 포기했던지라 슬프진 않았다.

사실 눈이 나쁜데 렌즈를 안 끼고 갔더니 안경 벗고 쉐이빙하는 동안 눈에 뵈는 게 없기도 했다.

나름 기념이라고 옆에서 타임랩스를 찍어줬는데 지나고 보면 특별한 경험이긴 하다.

각오했어도 막상 쉐이빙하려니 살짝 싱숭생숭한 게 있었는데 쉐이 빙한 모습이 어색하긴 해도 나쁘진 않았다.

워낙 동글동글한 스타일이라 쉐이빙을 하면 동자승 같고 좀 귀여울 것 같다고 생각했었는데 진짜 그랬다.

내가 봐도 정말 동글 그 자체이고 쉐이빙해 준 분도 두상이 진짜 동그랗고 작다고 했다.

 

가발 스타일링, 비니 구매

쉐이빙 하는 김에 중고로 구매한 가발 스타일링도 함께 했다.

스타일링을 딱히 정하지 않고 앞머리만 좀 잘라야겠다 생각했는데 샵에서 알아서 자연스러운 스타일링으로 손질해 주셨다.

샵에서 가발 안에 쓰는 언더캡과 수면비니를 추천해 줘서 2개씩 바로 구매했다.

민머리에 바로 가발을 쓰면 두피가 자극되고 불편한데 언더캡으로 한번 감싸고 쓰니 촉감도 좋고 더 편한 것 같다.

수면비니는 모달소재라 촉감도 좋고 편해서 집에서 머리 보온용 모자로 애용했다.

생각보다 머리카락이 사라지면 머리가 춥다.

그리고 신기한 건 머리가 다 빠져서 아예 안 나는 게 아니라서 빠짐과 동시에 또 조금씩 자라는 게 느껴진다.

이런 걸 보면 새삼 머리카락을 통해 생명력을 느낄 수 있다.

박승철위그스튜디오 양재점

 

장소 - 네이버 지도 (naver.com)

 

네이버 지도

박승철위그스투디오 양재점

map.naver.com

내가 간 곳은 박승철위그스튜디오 양재점.

가발전문샵이다 보니 1:1 프라이빗룸으로 운영되고 환자들도 많이 보셔서 그런지 잘해주신다.

총비용은 무료 쉐이빙에 가발 컷팅 5만 원, 언더캡, 수면비니 각 3만 원씩 4개로 17만 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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